달러/원 환율이 28일 3개월 만의 최고치로 급등했다.
전일 종가 대비 5원 오른 1109.4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15.2원 폭등한 1119.6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11월 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하루 급등폭은 코로나19 공포로 환율이 크게 흔들렸던 작년 3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간밤 뉴욕 증시가 게임스탑의 공매도 손실 여파에 3개월 만에 최악의 낙폭을 기록하자 이날 주요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출렁
였고,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한때 2% 넘게 급락하면서 변동성을 대폭 키웠고, 무엇보다 외인들이 1조5600천억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사흘째 매도
공세를 퍼부었다. 최근 3일간 외인 순매도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한다.
올해 처음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예상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FOMC는 정책금리를 현 제로
수준을 유지하고 월간 채권 매입 프로그램도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자산매입 축소 논의가 시기상조임을 재강조했고 아울러 자산시장 과열에
대해서는 금리와 자산가격 간의 관계가 크게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은 최근 경제활동 및 고용 회복 속도는 완만해졌다고 밝혀 현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가 다소 하향 조정했다.
이렇게 대체로 시장 친화적인 연준 회의 결과에도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는 쉽게 걷히지 않았다.
장 초반 10원 이상 속등했던 환율이 대규모 네고 유입에 오름폭을 대폭 반납하기도 했지만, 외인들의 주식 매도세가 집중되면
서 이와 관련한 역송금 수요와 역외 중심의 비드세가 몰리면서 환율은 장 후반까지 고점을 계속 높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민연금과 관련한 달러 수요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A 은행 외환 딜러는 "네고가 상당히 유입되면서 환율 상단이 무거웠지만 역외 쪽 비드가 계속 나오면서 환율은 더 상승했다"
고 말했다.
B 은행 외환 딜러는 "네고가 계속 유입됐지만,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세가 워낙 강했고 이와 관련한 달러 매수세도 매서웠다"
고 말했다.
C 은행 외환 딜러는 "네고를 다 소화하고 오른 게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 "일단 단기적으로 환율의 추가 상승 시도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달러/원 스팟 거래량은 127억달러로 폭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