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에 코스피가 하루 만에 급락하면서 26일 달러/원 환율은 5주일 만의 최고 종가로 올라섰다.
달러/원은 직전 종가 대비 1.8원 오른 1102.5원에 개장해 5.8원 오른 110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23
일 이후 최고치다.
미국 부양책 통과 지연 가능성과 유럽 외출제한 조치 강화 우려 등에 위험회피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날 달러/원은 상승 출
발했다.
미국의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현지시간 25일 바이든 행정부의 부양책 합의까지 최대 6주가 소요될 수 있다고 말하
면서 지연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다만, 고점 대기 매물 인식도 여전한 가운데 달러/원은 오전까지만 해도 1100원대 초반에서
제한적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좁은 거래 범위에서 글로벌 달러 흐름을 따르던 달러/원은 장중 한때 역외 달러/위안이 6.48위안대를 하회하자 1100원 직전까
지 상승폭을 낮춰 소폭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달러지수가 재차 상승폭을 키웠고, 이에 달러/원도 재반등
에 나서 1106원선까지 고점을 높여 마감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대규모 주식 매도에 코스피가 2%대로 하락폭을 키운 것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한 은행 외환 딜러는 "수급에 있어 편향적인 모습은 없었는데 주식과 위안화에 연동되면서 환율이 오후 들어 급격하게 상승했
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외환 딜러는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장이었는데 실수요성 매수세에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한국의 지난해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1.1%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으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이날 코스피는 2.1% 급락했고,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원 가까이 팔아치우면서 역대 두 번째 큰 하루 순매도
규모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