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갈등 격화 우려에 22일 달러/원 환율은 두 달 만의 최고치로 상승했다.
중국이 홍콩에 대한 새로운 국가보안법 제정을 예고하고, 이에 미국 행정부가 강경 대응을 시사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관
계가 한층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이날 국내외 금융시장은 크게 움츠러들었다.
국내외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특히 홍콩 항셍지수는 5% 넘게 급락했다. 달러/위안(CNH)은 한 달 반 만의 최고치로 올랐
고, 주요 달러/아시아는 일제히 위쪽을 향했다. 이런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전일비 3.1원 오른 1234.0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이후 1238.4원까지 추가로 오르다 결국 6.1원 상승한 1237.0원에 거
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24일 이후 최고치다. 이번 주 대부분을 1220원대를 중심으로 좁게 오르내리던
환율은 주 후반 오름폭을 키워 주간 기준으로는 6원 상승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이라는 초강수를 두자 미국 상원의원들은 중국 관리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
라고 밝혔다. 이 법안에는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법을 위반한 주체들과 거래하는 은행들에게도 2차 제재를 부과하는
안이 포함됐다.
이날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연설에서 리커창 총리는 홍콩 국가 안보를 위해 건전한 법적 체계를 세울 것이라
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올해 예산적자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3.6%로 설정하고, 금리 및 지준율 인하 등을 통해 풍부한 유
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은 이보다는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게 반영했다.
달러/원 환율이 1240원대를 앞두고 경계를 키우며 고점에서는 밀려 마감했지만, 당분간 미-중 관계와 위안화 흐름을 살피
며 상승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은행 외환 딜러는 "커스터디 매물 압력은 다소 완화됐지만, 리스크 오프 여건을 많이 반영했다. 환율 레벨이 올라와 고
점 대기 매물도 소화됐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큰 만큼 환율은 1230원대에 안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240원대 경계가 있는 만큼 강한 매수세가 붙기는 어렵겠지만, 대외 여건과 위안화 흐름을 살피면서 환율이 상
승 시도에 나설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스피는 1.41% 하락 마감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 기준 47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