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은 20일 위험 회피 성향 강화와 글로벌 달러 강세를 반영해 3주일 만의 최고치로 급등했다.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8.1원 갭 업 출발해 1189.0원에 개장한 환율은 9.9원 급등한 1190.8원에 거래를 마쳐 11월 29일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변이종인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관련 불안이 재부상했다. 네델란드가 봉쇄에 돌입하고 다른 유럽 국
가들도 제한조치를 시사하는 등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우려가 증폭됐다. 이런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주요 인사들이 내년 3
월 테이퍼링 직후 금리 인상을 시사하자 미국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시장 심리를 더 압박했다.
위험 회피 무드가 짙어지고 글로벌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르고,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자 이날 달러/원은 장 중 급등세를
유지했다. 코스피는 1.81% 급락해 지난 2일 이후 최저 종가로 미끄러졌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약 5500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중국 정부가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년물 대출금리를 5bp 인하했지만, 이같은 조치가 이미 예상됐던 데다 금리 인하폭에 대한 실
망감도 반영되는 등 이에 따른 시장반향은 크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원은 한때 1191.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환율 급등에 네고가 쏟아졌지만, 달러 수요도 집중되며 환율은 급등분을 조금씩 더했다. 외은 중심의 달러 매수세가 두드러졌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으로 추정되는 달러 수요가 장 시작 전 마(MAR) 시장부터 장 중까지 계속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국 개입 경계감도 함께 반영돼 환율은 1190원대 초반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한 은행 외환 딜러는 "네고가 많이 나왔는데 수요가 이를 다 받아냈다"면서 "특이 수급 때문인 것 같은데 달러/원만 유독 반응폭이
컸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외환 딜러는 "네고가 정말 집중적으로 나왔지만, 외은 중심으로 비드도 세게 들어왔다. 네고가 이만큼 들어오지 않았으
면 환율은 장 중 큰 폭으로 올랐을 것 같다"면서 "오늘 수급 공방이 만만치 않았는데 연말 수급 여건이 결국 관건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