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27일 역외 롱 처분 집중에 큰 폭 하락해 열흘 만에 1280원대에서 마감했다.
전일비 8.2원 낮은 1290.0원에 개장한 환율은 11.7원 급락한 1286.5원에 최종 거래돼 지난 16일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강도 긴축에 대한 시장 불안심리가 다소 완화되는 가운데 국내외 증시는 반등 탄력을 키웠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최근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변동성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경기침체 불안
이 추가로 확산되지도 않았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지만, 경기침체 가능성
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는 이르다 밝혔다.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50으로 확정돼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이전 5.4%에서 5.3%으로 낮아
진 점도 투자심리 회복을 거들었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가 급등한 영향은 이날 국내 증시에 그대로 전해졌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기술주 중심으로 2% 이상 큰 폭 상
승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2700억원어치를 사들여 7거래일 만에 순매수 전환한 점도 원화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원 개장 초 결제수요에 낙폭을 줄이는 시도도 있었지만, 이후 역외 롱 처분 매물이 나오며 1280원대 초반까지 속락했다. 대외
여건 개선 속 원화 약세 베팅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화권 증시를 비롯해 위안도 강세 흐름을 보이자 달러/원 상단은 무겁게 작용했다. 다만 오후 후반 환율은 글로벌 달러 반등과 저
점 결제수요가 적극적으로 들어오면서 1280원대 중반으로 낙폭을 줄여 마감했다.
오늘 일중 달러/원 변동성은 약 14원에 달했다. 또한 달러/원 현물환 일일 거래량도 150억달러에 육박했다.
A 은행 외환딜러는 "분기말 영향인지 역외 매물이 오늘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B 은행 외환딜러는 "증시도 좋고 반기말이다 보니 네고 매물도 있었다. 역외 롱 청산 매물도 있었다. 다만 오후 막판은 다시 비드
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C 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이 1300원이 위기를 촉발할 수준은 아니라고 인식한다면 당분간은 레벨만 높아진 수급 횡보장이 될 수 있
다"면서도 "고환율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당장 가늠할 수는 없어 조심스럽기는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