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주가에 무너지는 투심]
21일 달러-원 환율은 1,290원대 초반에서 거래를 시작하며 장중 수급에 따른 변동성을 나타낼 전망이다.
전일 가파르게 하락한 국내 증시에 달러-원 환율 상승폭이 커지면서 2009년 7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환율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증시의 추가 하락을 전망하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도 장중 외국인 주식 매매 등 수급 동향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일 외환시장에서 커스터디 매수세가 장중 꾸준히 출회하며 환율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 가운데 6월 들어 외국인이 순매도한 주식
규모가 상당한 만큼 환율은 위쪽으로 좀 더 열려있는 모습이다. 다만, 환율이 이미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고점
인 1,296.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데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009년 7월 14일 1,293.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은 만큼
레벨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심리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전일 장중 1,260원을 앞두고 환율이 상승폭을 줄인 것이 위안화 등 주요 통화 움직임에 연동한 부분도 있지만, 당국의 개입과 일부
롱포지션 청산 등이 있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환시 참가자들은 환율 상방 압력을 더 열어두면서도 레벨 부담과 당국 경계심에 마음 놓고 달러 매수 포지션을 쌓지는 못하는 분위
기다. 간밤 미국 금융시장이 휴장한 만큼 달러화 변동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장 초반 1,290원대 초반에서 거래를 시작하며 주식시
장 움직임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와 달러화, 엔화 및 유로화 등 주요 통화 움직임에도 연동하겠으나 코스피 지수가 바닥으로 여겨지던 2,400선을 밑돌면서 투
자심리가 무너진 만큼 패닉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5만8천700원으로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세웠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하루도 빠짐없이 삼성전자를 팔아치웠다.
미국 금융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간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러시아 에너지 판매 수입을 줄이기 위한 유가 상한제를 영국 및 캐
나다 등 동맹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낮은 실업률과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세를 근거로 경기 침체가 피할 수 없는 일은 아니라고 언급하며 한시
적 유류세 부과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인 유가를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 가운데 연방준비은행(Fed) 인사들은 매파 발언을 이어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이 1년 만에 300bp를 인상했던 1994년의 경험을 그대로 재연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에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증시 하락세는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축소하기 시작하거나 다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때 바닥을 치고 올라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현재로서는 이렇다 할 반등 재료가 없는 셈이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국내에서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가 예정돼 있다. 온라인 실시간 중계
방식으로 설명회와 질의응답이 예정된 가운데 장중 채권시장과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주목해야 한다.
이 총재의 설명회에 앞서 한은은 이날 오전 8시에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와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추 부총리도 흔들리는 금융시장에 대
한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역외시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104.4선에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05달러대 초반 수준을 유지했고, 달러-엔 환율은 135.1엔대
로 다시 올라섰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6.68위안대에서 등락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291.2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0원)를 고
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292.40원) 대비 0.25원 내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