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1,230원대 후반으로 급락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 봉쇄 완화로 인한 경제 재개와 중국 채권시장 개방에 따른 기대가
위안화 강세를 촉발하며 달러-원 환율이 이에 연동했다. 또한, 급격한 환율 하락세에 결제수요와 네고물량을 비롯해 달러 매수 포
지션에 대한 손절매 물량이 나오는 등 포지션 쏠림도 환율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60원 급락한 1,238.60원에 장을 마쳤다. 2거래일간 28.40원 급락한 가
운데 지난 4월 20일 1,236.10원으로 장을 마친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최저치다.
이날 거래량도 186억 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최근 달러화 강세 되돌림에 전 거래일 대비 6.10원 내린 1,250.1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의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예상에 부합한 가운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원 레벨이 1,250원대를 위협하면서 결제물량이 하단을 지지하는 듯했으나 오전 10시 25분께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상 고
시 이후 위안화가 급격히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원 환율도 1,240원대에 진입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101.4선으로 하락했고 장 초반 6.72위안대에서 움직이던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절상 고시 이
후 6.67위안대로 급락했다. 이후 인민은행의 채권시장 개방 조치 등도 위안화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인민은행은 그동안 은행간 채권시장에서만 외국인이 직접 거래를 할 수 있게 허용했는데 이번에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를 대상
으로 은행간 시장뿐만 아니라 거래소에서 채권 거래를 할 수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위안화 반등에 연동하며 달러-원 환율도 이날 1,238.20원대로 저점을 낮췄다.
환율 급락에 따라 그동안 달러 매수에 치우친 포지션 정리 물량이 나오는 등 수급상 쏠림도 환율 하락세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적됐
다. 수급상 네고물량과 결제물량이 상당량 쏟아져 나온 가운데 네고물량이 다소 우위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피 지수도 아시아 통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면서 1% 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외국인도 코스피 시장에서 3천5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환 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230~1,25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이날 달러-원 환율 쏠림이 심한 모습이었다며 결제수요가 많았던 만큼 최근 2거래일간의 낙폭을 다소간 되돌리려는 움직임
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동안의 롱스탑을 털어내는 등 분위기 자체가 돌아선 느낌도 있다며 하단도 더 열어두는 모습
이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시장이 전반적으로 달러 약세 분위기를 반영한 가운데 1,250원대 하단이 쉽게 깨지면서 롱스탑이 많이 나
왔다"며 "중국 봉쇄 철회 소식 등도 시장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1,250원이 의미 있는 지지선으로 작용하지 못했는데 다음 하단은 1,229원까지 열어두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이 변하면서 시장이 다시 과도기에 접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 매수 포지션 정리가 나온 것 같다"며 "특히 위안화와 연동하며 지지선도 뚫고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결제 물량이 있었는데도 계속 손절매 물량이 나오며 반등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1,260원 지지를 못하고 내려온 것 자체
가 시장이 변곡점에 들어선 것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