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은 26일 국내외 굵직한 이벤트를 소화하면서 상승 마감했다.
전일비 0.9원 높은 1265.5원에 개장한 환율은 2.4원 오른 12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이목이 집중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5월 정책회의록에 따르면 5월에 이어 6월과 7월에도 '빅 스텝' 50bp 금리 인상이
예고됐지만, 시장 예상과 부합하다는 평가 아래 투자심리는 지지됐다. 하지만 간밤 분위기와 달리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에서는 글
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초점이 맞춰지며 시장심리는 다시 위축됐다.
리커창 총리의 경제 부양 의지 시사에도 중국 경기 둔화 장기화 가능성이 거론되며 시장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날 역외
달러/위안은 6.77위안대로 오름세를 탔다. 중국 경기 불안 요인과 더불어 외인 배당 지급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이번 금통위 회의에 앞서 이같은 금리 결정이 충분히 반영
돼왔던 만큼 이에 따른 원화 반응은 미미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전개 상황을 보면 성장보다는 물가에 따른
부정적 파급 효과가 더 크게 예상되는 만큼 선제 대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밝혀 물가 안정을 위한 추
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수정 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당초 3.1%에서 4.5%로, 내년은 2.0%에서 2.9%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
한편 경제 성장률은 올해 2.7%, 내년 2.4%로 기존 전망치인 3.0%, 2.5%보다 0.3%p, 0.1%p 각각 낮췄다. 하지만 원화는 이날 장 중
주로 위안화와 보폭을 맞추며 오름폭을 조금씩 확대했다. 아울러 1260원대에서는 결제수요가 활발하게 유입됐다.
한 은행 외환 딜러는 "이번 금통위는 서프라이즈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그게 아니다 보니 시장의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면서도 "그
간 레벨이 높아 사지 못했던 대기 결제수요가 꽤 됐는데 환율이 조금만 빠지면 나와서 받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외환 딜러는 "최근 장 중 환율은 위안화와 나스닥선물 등을 보면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수급상 저점 매수세는 계속 유
입되고 있다"면서 "달러지수도 하락하면서 시장이 잠시 소강상태지만, 신선하지는 않더라도 현재 시장 재료들을 보면 환율이 쉽게
빠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금통위에서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데 따른 통화스왑 추진과 관련해 힌트가 있을지
주목됐지만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두 정상은 경제 상황만 본 게 아니라 한-미의 전략적 협조라는
큰 틀 안에서 외환시장 안정이 양국 간의 교역과 투자에 중요한 요소라고 같이 언급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연준과 한은은 통
화스왑 뿐만 아니라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상시적으로 논의하는 채널이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