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은 29일 1250원대로 폭락 마감했다.
전일비 0.5원 낮은 1272.0원에 개장한 환율은 16.6원 급락한 1255.9원에 거래를 마쳐 사흘 만에 1250원대로 복귀했다.
전주말 대비로는 16.8원 올랐다. 한편 월간 상승폭은 43.8원으로 2016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간밤 달러지수가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하는 등 달러 강세 모멘텀이 확산됐지만 이날 아시아 시간대에서는 달러 강세압력
이 완화됐다. 이에 이날 장 초반 달러/원은 1270원대를 하향 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월말 네고도 더해지면서 달러/원 상단이 더 무
겁게 작용했다.
중국인민은행이 달러/위안을 2020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인 6.6177에 고시하고, 역외 달러/위안이 6.7위안 근처로 상승하자 달러/
원은 1270원선 부근으로 재반등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홍콩테크지수가 급등하는 등 중화권 증시가 큰 폭 상승하고, 이와 함께 역
외 달러/위안도 속락하자 달러/원은 정신없이 뒷걸음질쳐 1250원대로 주저앉았다. 중국은 경제 안정을 위해 정책 조정을 가속화할
것을 밝혔다. 또한 중국 정부의 플랫폼 기업에 대한 정책 전환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제기됐다.
이날 달러/원 일간 변동폭은 19원에 달했다. 한편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달러/원 낙폭이 20원 수준까지 확대된데 대해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매물이 더해진 효과가 컸다는 추정도 내놓았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달러/원 환율 변
동성이 확대됐다면서 급격한 시장 쏠림시 시장안정조치를 취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달러/원 현물 거래량은 171억달러로 폭증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기록했던 최대 거래 규모에 조금 못 미쳤다.
A 은행 외환딜러는 "당국 대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다 보니 원화가 위안화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고 말
했다.
B 은행 외환딜러는 "전날은 패닉 바이였다면 오늘은 패닉 셀이 아니었나 한다"고 말했다.
C 은행 외환딜러는 "원화 약세를 부추겼던 위안화가 중국정부의 경기 부양 시사 등에 반전된 영향이 컸다. 외환당국 개입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화 조정으로 원화도 되돌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오늘 환율 하락에도 결제 수요가 매우
단단했다. 그리고 아직은 리스크 요인들이 크게 해소된게 없다고 생각해 되돌림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 나올 미국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결과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로이터 사전 조사에
서는 3월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3%로, 2월에 기록한 1980년대 초 이후 최고치인 5.4%보다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