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약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뒀지만 달러/원 환율은 26일 상승 마감했다.
간밤 글로벌 위험 선호 강화에 이날 달러/원은 전일비 3.1원 하락한 1165.0원에 개장했다. 하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소화하면서 환율은 상승 전환해 전날 종가 대비 2.4원 상승한 1170.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한은은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5월 기준금리
를 사상 최저인 0.5%까지 낮춘 이후 9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금융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01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은 코로나 4차 대유행에도 경제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인 4%로 유지했다. 또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금리 인상 발표 직후 환율은 1163원 선까지 낙폭을 확대했지만 이후 오히려 반등 압력을 키워 1170원대로 올라섰다.
금리 인상 선반영 속 금리 동결 소수의견과 이주열 총재의 한국 잠재성장률 하락 발언 등이 도비시하게 해석됐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A 은행 외환 딜러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한국 잠재성장률이 하락했다는 총재 발언에서 향후 금리 인상 캡이 1% 정도로 낮
아진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원화가 약세 반응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장 중 달러/원 환율이 오른 데는 글로벌 달러
반등과 위안화 약세 및 외인 주식 매도가 주요인으로 꼽혔다. 또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원화가 상당폭 약세를 보인 데 대해
강달러 영향이라고 밝혀 당국의 환율 스탠스에 대한 의문을 키우기도 했다.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달러가 반등하면서 연준 테이퍼
링 관련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에 대한 경계감이 확대됐다. 아울러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걷히지 않는 가운데 중국 증시 하락
과 위안화 약세흐름이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게다가 코스피 부진 속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가 3천억원대로 확대되고, 역내 수급
이 달러 수요 우위로 형성되자 달러/원은 계속 전진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강달러 전망에다 실수요 측면에서 매수세가 워낙 좋다 보니 이제 1160원대는 낮아 보인다"면서 "당분간 외
인 주식 매매 동향 따라 단순하게 접근하는 게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C 은행 외환 딜러는 "네고 강도는 약화되고, 이런 저런 달러 수요가 꾸준히 들어오다보니 심리가 함께 영향받고 있다"면서 "수급이
이렇게 형성돼버리면 환율 저점은 계속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