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이며 보합권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7.2원 낮은 1277.0원에 개장한 환율은 0.1원 밀린 1284.1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주말 뉴욕 증시가 반발 매수세에 상승하고, 달러는 반락하면서 이날 달러/원은 1270원대로 하락 출발했다. 또한 암호화폐 시장
불안이 진정된 데 따른 투자심리 회복 영향도 있었다. 아울러 개장 전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첫 회동을 가
진 데 따른 경계감도 달러/원 하락을 이끌었다.
추 부총리와 이 총재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고조되고 성장
둔화 가능성도 높아진 위중한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 경제가 당면한 고물가, 경기둔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회동에서 재정ㆍ통화당국 수장은 외환시장과 경제 전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장 초부터 당국 개입 경계감은 컸다. 또한 이 총재가 기준금리 '빅 스텝' 인상을 배제하지 않는 발언을 해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환율은 1270원대에서 추가 하락 시도가 막힌 채 하방경직성을 강화했다. 그러다 중국 실물지표 부진이 확인되자 환율은 낙
폭을 줄여나가더니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이날 달러/원은 저점 대비 10원 올라 1286원선까지 전진했다.
중국 4월 소매판매는 전년비 11.1% 감소해, 2020년 3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3월(-3.5%) 수치와 전망치(-6.1%)를 모
두 크게 밑돌았다.
한편 중국 4월 산업생산은 전년비 2.9% 줄어, 2020년 2월 이후 최대폭 감소했다. 3월에는 5.0% 증가했고, 로이터 사전 조사에서는
0.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상하이시가 오는 내달 1일부터 일상생활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지만, 봉쇄 완화
기대보다는 경기 둔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 중국 주요 증시는 부진했고, 위안 가치는 하락했다. 역외 달러/위안은 6.81위안대
로 다시 올랐다.
역내 수급상으로도 결제가 우위를 보이며 환율을 끌어올렸고, 그 결과 당국 개입 경계감에도 환율은 1280원대 중반으로 다시 올라
섰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중국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형성됐고, 수급상으로도 결제가 계속해서 들어왔다"고 말
했다.
다른 은행 외환딜러는 "웬만한 뉴스는 호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리고 환율 1300원이 깨질 수도 있도 인식과 함께 그
위로는 마땅한 저항선이 없어 환율 고점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는 점이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
했다.
코스피는 0.29% 하락했고, 외인들은 2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