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12일 급등해 13년 만의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전일비 7.2원 높은 1282.5원에 개장한 환율은 13.3원 오른 1288.6원에 거래를 마쳐 2009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난 3월 대비 둔화됐지만, 시장 예상치를 충족하지 못하자 물가 정점 기대보다는 물가 상
승 지속 우려에 시장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고물가와 저성장 테마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가운데 위안 약세 압력도 지속됐다. 이날 역외 달러/위안 6.8위안대로 올라 2020년 9
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간밤 나스닥지수 3%대 급락에도 어느정도 선방하던 코스피는 결국 1.6%대 급락 마감했다. 외인들은 280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5거래
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동안 외인 순매도 규모는 1.6조원에 이른다.
한편 이날 달러지수도 2020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장 초반부터 비드가 몰리며 수요 우위 수급이 형성됐던 달러/원은 계
속해서 고점을 높였고 한때 1291원선까지 올랐다.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에 대한 환율 되
돌림은 제한됐다.
이날 유독 원화 약세압력이 확대되자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 코인 테라가 연일 폭락한데 따른 심리 악화가 원화 약
세를 부추긴게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외은 중심의 달러 매수세가 집중된 가운데 역내에서도 결제가 우위를 점하는 등 시장 전
반에 걸쳐 비드 일색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거래 패턴이 스탑성으로 보였다. 당국이 꽤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한 것으로 보였지만 환율은 되밀리지 못했다
"면서 "시장 상황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원 환율 1300원대 진입이 문제가 아니고 이제는 어느 레벨에서 환율이 리
스크를 확대시킬 지가 관건이 됐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외환딜러는 "오퍼를 다 받아내고 계속 오른 점을 볼때 왠만한 결제수요라고 보기엔 힘들고 특이 수급이 있었던게 아닌가
한다"면서 "그나마 당국이 1290원대를 막았지만 그렇지 않았으면 환율은 이후 더 크게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내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과 거시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