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은 26일 20원 이상 폭등해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9.7원 오른 1419원에 개장한 환율은 1435원선까지 폭등하다 22원 상승한 1431.3원에 거래를 마쳐 2009년
3월1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환율의 하루 상승폭은 코로나 공포로 시장이 급격하게 흔들렸던 2020년 3월23일 이후 최
대였다.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정책 발표에 더해진 이탈리아 극우 정당 탄생 등에 따른 유럽발 정치 리스크 확산에 파운드 가치는 사상 최저
치, 유로는 20년 만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로 인해 달러지수는 113선으로 상승해 20년 만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역외 달러/위안은 중국인민은행이 외환선물에 20% 증거금을 부과하기로 했지만 28개월 고점을 기록했다.
국제 외환시장 변동성이 대거 확대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개장가를 저점으로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탔다. 지난 주말 연이
어 외환당국이 외환수급 안정대책을 발표했지만 잇따른 대외 악재 속에 달러 강세가 심화되자 달러/원 환율은 상승일변도였다.
역외를 비롯한 커스터디 매수세가 들어온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부 증권사의 수요가 강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대외 여건 불안이 확산
되자 달러 공급은 한층 둔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늘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인들은 거의 보합 수준이었지만 이전 매도 분에 대한 환전 수요가 오늘 달러/원 환율을 부추긴 것으로
도 풀이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9월 이후 원화가 급격하게 절하되고 있어 이런 상황을 예
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중 외환당국 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날 환율은 1420원대를 뚫어낸 이후 별다른 저항없이 1430원마저 상
향 돌파하면서 상승세가 거침없이 진행됐다. 다만 장 막판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에 환율은 1430원대 초반으로 조금 밀려 마감했다.
A 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이 1400원을 넘을 때와 달리 당국 스탠스가 장기적인 관리 쪽으로 바뀌는 것 같은데 오늘은 그동안 못 올랐
던 부분이 반영된 것같은 느낌"이라면서 "스탑성 바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