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은 7일 글로벌 강달러 압력에 200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380원대로 폭등했다. 다만, 장 후반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 의지
표명에 오름폭은 줄었다.
전일비 5.3원 높은 1377.0원에 개장한 달러/원 환율은 12.5원 상승한 1384.2원에 거래를 마쳐 2009년 3월30일 이후 최고 종가를 기
록했다.
간밤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9로, 7월의 56.7과 전망치 54.9를 모두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견실한 미국 경제지표에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긴축 전망이 다시 강화되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급등했고, 달러지수도 크게 올랐다.
시장은 현재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을 75%, 50bp 인상 가능성을 25%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은 아시아 거래에서도 이어졌다.
달러/엔은 거래 초반부터 오름폭을 키우더니 장중 144엔을 돌파하며 199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역외 달러/위안도
6.99위안을 넘어서며 심리적 저항선인 7위안에 바짝 다가섰다.
장중 발표된 중국 8월 수출 지표는 해외 수요 감소와 코로나 제한조치, 폭염으로 인한 생산 차질 영향에 전월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경기 우려를 자극하기도 했다.
개장 후 단숨에 1380원대로 올라선 달러/원 환율은 결제 수요를 더하며 서서히 상승폭을 키워나갔다. 장중 고점은 1388.4원으로 2009
년 4월1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가파른 약세를 보였던 위안, 엔 등 주요 통화의 추가 절하 압력이 제한되면서 달러/원 역시
1380원대 중후반에서 거래 유지했다.
장중 전해진 기획재정부의 외환시장협의회 개최 소식과 추경호 부총리의 외환시장 관련 발언에 당국 경계감이 커진 가운데, 장 막판
한은까지 등판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오름폭을 축소했다.
한은에 따르면 이승헌 부총재는 이날 오후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원화 약세 속도가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빠른 측면이 있
다며, 외환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시장 안정에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은행 외환 딜러는 "한은의 시장 안정 노력 발언에 롱 포지션 투기성 세력이 청산에 나선 것 같다"라며 "이 외에 환율이 빠질 만한 요
인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 여파에 달러/원 환율은 1383원 선까지 속락했고, 이후 하락분을 소폭 만회하며 1384원 선에서 거래를 마
쳤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1.39% 하락 마감했으며, 외국인은 약 4800억원어치를 팔며 5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