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은 19일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13년 4개월 만의 최고치로 상승했다.
전일비 5.3원 높은 1326.0원에 개장한 환율은 5.2원 오른 1325.9원에 거래를 마쳤다. 7월 연방준비제도(연준) 회의 의사록 공개 이후
달러 강세가 재점화됐다. 간밤 달러지수는 107선으로 올라 1개월 만의 최고치로 전진했다.
영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이 전년비 10.1% 급등해 40여 년 만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물
가 상승 억제를 위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이 되살아나자 글로벌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 압력을 확대했다.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적었고, 8월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제조업지수가 7월 -12.3에서 6.2로 크게 개선되는
등 지표 호조도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주요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 정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는 동시에 고강도 통화긴축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 둔화 우려 속 오는 22일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전망까지 부상하자 위안화는 약세 압력을 키웠다. 이날 역외
달러/위안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6.82위안대로 올랐다.
달러 강세와 위안 약세가 맞물린 여건 속에서 달러/원 환율은 매수 심리가 확대됐다. 이에 환율은 장중 한때 1328.8원까지 올라 2009
년 4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진했다. 다만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자 당국 개입 경계감 속 네고 등 대기 매물 소화에 환율
상승 속도가 조절됐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당국보다는 네고가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강세 여건 등에 달
러/원 저점 매수세에 환율의 되돌림 시도는 제한됐다.
다른 은행 외환딜러는 "롱 심리로 형성된 포지션과 쌓인 네고가 일부 해소됐지만, 매수세도 여전히 강했다. 강달러에 더해진 위안 약세
로 원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도 열려있다"면서 "환율이 마땅히 하락할 재료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기술적으로 전고점까지 뚫려 환율 상
단이 열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오후 SBS 주영진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환율 관련 질문에 "환율은 지금 달러가 워낙 강세로 가고있고,
다른 통화 비슷한 흐름으로…시장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코스피는 약 0.6%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90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4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