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파월 연준의장이 간밤에 쏟아낸 매파발언 "인플레이션이 줄어들고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한다면 현재의 고금리를 얼마든지 더 오래 유지할 것" 을 소화하며 골드는 간만의 조정을 보여주어 하락 마감.
-이란의 이스라엘 선제공격 이후 시장이 여전히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연준이 공언하던 "연내 3회 금리인하"를 뒤집는 뉘앙스의 발언이 파월 의장의 입에서 직접 나옴으로써 골드는 더이상의 상승을 할 수 없었음.
-한편, 미국 기업들의 실적발표 시즌이 본격적으로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최근의 미국 강력한 소비를 감안한다면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의 펀더멘털이 부실하지 않음을 증명할 것으로 예상. 이로인해 현재 전쟁 우려로 인해 약세를 보이는 위험자산이 다시 자금을 빨아들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이미 역사적 신고가 수준에 있는 골드의 이익실현 압력이 커질 것으로 풀이
달러/원 환율
: 한·일 당국 한층 편해졌다
18일 달러-원 환율은 1,380원 부근으로 레벨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달러는 6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106.3선이던 달러 인덱스는 105.9선으로 하락했다. 한국과 일본 재무장관이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선 데 이어 미국까지 공감의 뜻을 보이자 달러 강세 모멘텀이 꺾였다. 이뿐만 아니라 예상치를 상회한 영국의 3월 물가 상승률과 하락한 미 국채 금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도 달러 강세를 제한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간밤 미국 외교협회에서 "환율 움직임은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매우 주의 깊게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환율 절하를 우려하는 발언을 또다시 내놨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이 총재는 IMF(국제통화기금) 주최 특별 대담에 참석해 최근 환율이 펀더멘털과 벗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환율 급등을)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주면 좋겠고 시장이 적응하게 되면 환율 부담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22년 10월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훌쩍 웃돌 때 "환율이 정상화될 것임을 고려하면 현시점 해외 투자는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경고했던 것을 떠오르게 만든다.
그만큼 시장 쏠림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게다가 미국이 원화·엔화 절하 우려에 공감대를 표한 점도 달러 매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미일 재무장관은 공동 선언문에서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고 명시했다. 미국이 한·일 외환 당국의 조치에 지지 의사를 밝힘으로써 일본과 한국의 시장 관리도 한층 편해졌다. 달러 강세가 심화할 경우 대규모 달러 매도 개입으로 환율을 끌어내리는 것도 가능해졌으며,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는 한·일 재무장관이 같은 시점에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한다면 개입 효율도 배가되는 것은 자명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축소도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연준 인사의 매파 발언에도 달러 강세 모멘텀이 쉽게 강화되지 않고 있다. 이날 아침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기 때문에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았는데 달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또한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대규모 환헤지 물량이 대기하는 점도 달러-원 상방을 낮추는 재료다.
서울외환시장에 누적된 매수 포지션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장중 롱스탑 물량이 나오며 낙폭이 커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다만 내일 예정돼있는 삼성전자 등 4조 원 규모의 외국인 배당금 지급과 부진한 증시는 하단을 제한할 변수다. 아시아에서 지진 소식이 들려온 점도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전일 대만에서는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고 일본 시코쿠 서쪽 해협에서도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했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선 제한됐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할 경우 달러가 한 번 더 위로 튈 수 있겠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제유가도 3거래일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의지와 달러 강세 피로감 등을 종합해 볼 때, 달러 매수 포지션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 배당금 지급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수가 있어 하락을 단언하긴 어려워 보인다. 장중에는 호주 3월 고용 지표와 중국 인민은행의 달러-위안 고시 환율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