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3일 미-중 무역분쟁이 휴전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큰 폭 하락 마감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0.5원 하락한 1110.7원에 최종 거래돼 종가 기준으로 지난 9월28일
(1109.3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 양 정상이 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대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안도 랠리를 펼친 영향이다.
주요국 증시가 2%대 급등한 가운데 국내 코스피도 1.67% 상승 마감했다. 한편 역외 달러/위안이 6.9선을
밑돌면서 지난 11월 초 이후 최저치로 내려섰다.
미-중 정상회담에 따른 단기 불확실성 해소로 이날 환율은 개장과 함께 줄곧 뒷걸음질 쳤다. 전거래일 대비
3.7원 내린 1117.5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개장가를 고점으로 장 마감 부근까지 꾸준히 흘러내렸다.
롱 스탑 매물과 단기 숏 포지션 구축이 맞물린 가운데 연말까지 단기 랠리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달러/원 낙폭을
확대해 단기 레인지 하단인 1110원까지 후퇴했다.
또한 장 중 현대삼호중공업의 3.7억달러 규모의 수주 소식도 낙폭에 힘을 보탰다. 아울러 국내 유가증권시장
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3천억원 넘는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오전부터 역외 중심의 스탑이 나온 듯하다. 이런 가운데 1120-1140원 그간 단단한
레인지는 깨졌다"면서 "미-중 무역전쟁 관련해서는 90일 유예기간을 둔 만큼 당장 크게 나올 이슈는 없다"면서
달러/원 하단을 1100원까지는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원화 추가 강세 가능 VS 확인된 것 없어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긴장감이 완화되면서 원화에 대한 추가 강세 기대감과 일시적 반응이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연말까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추가 악재가 나올 게 없는 데다 무엇보다 연준의 온건한 스탠스가 재확인된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이 적어도 1100원까지 내려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 호조가 뒷받침
된다면 달러/원 환율은 연말 네고 물량까지 더해져 아래쪽으로 흘러내릴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그간 단단하게 지지됐던 달러/위안이 의미 있게 하락한다면 달러/원의 반응폭이 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위안화가 강세로 의미 있게 움직인다면 원화는 오히려 더 큰 폭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
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미-중 정상회담에 따른 긍정적 반응이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에 저점 매수
접근이 유효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 시장참가자는 "달러/원 환율이 추가 반응할 수는 있겠지만 미-중 관계에 있어 달라진 게 전혀 없는 상황에서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라면서 "내년 불확실성도 적지 않은데 저점 매수 차원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