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이틀 연속 올라 연고점 근처로 바짝 다가섰다.
전일비 2.2원 오른 1188.0원에 개장한 환율은 29일 8.1원 오른 119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당국 경계감이 무색할 만큼 상승압력을 계속 확대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로 위험회피 심리가 심화된 여건 아래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4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면
서 이와 관련된 주식 역송금 수요가 직접적으로 환율을 끌어올렸다. 4거래일 동안 외인 주식 순매도 규모는 1.6조원에 달한
다. 이같은 외인 주식 매도는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조정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
다. 수급상 주식 관련 역송금 수요와 함께 역외 매수세가 몰리자 장 중 환율은 계속 고점을 높였고, 그 결과 연고점(1196.5
원) 근처인 1196.2원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환율이 상승압력을 더욱 키우려는 조짐을 보이자 외환당국은 다시 한번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로이터를 통해 "시장의 우려가 과하고 달러/원 환율 쏠림이 심하다"면서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았고
이후 실제 개입에 나선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추정했다.
이에 환율은 일중 고점에서 3원 가량 속락 마감했지만 장 마감 부근까지 역외 비드는 쉽게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수급이 워낙 강했던 터라 당국 개입에도 환율이 크게 밀릴 분위기가 아니었다"면서 "다른 통화들도 약
세 흐름이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원화만 분위기가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역외 비드가 강했는데 (당국 개입 이후) 대기 네고는 유입될 수 있을지 몰라도 역외들의 달러 매물은
레벨이 한참 밀린 후에나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C 외환딜러는 "당국 비드가 나오니 이를 받으려는 세력들이 만만치 않았다"면서 "글로벌 리스크 오프가 심화되고 있는
데 달러/원 1200원의 방어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는 1.3% 하락해 종가 기준으로 1월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