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무역분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속에 달러/원 환율이 1년10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에서 16.5원 하락한 1121.6원에 마감됐다.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해 1월5일의 20.1원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이날 종가는 지난달 2일(1119.2원) 이후 한 달만에 최저치다.
이미 오늘 새벽 미중 정상이 무역 및 북한 문제와 관련해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10원 이상 급락 출발했다.
간밤 뉴욕 증시가 사흘째 랠리를 이어가는 등 금융시장의 위험선호 분위기가 확대된 데다 어제 오후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달러/위안 환율이 이후 급락세로 접어든 것도 달러/원 환율의 하락을 재촉했다.
장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심 관리들에게 중국 무역 문제와 관련한 잠재적 합의 조건 초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중 무역갈등 해소 기대감이 더욱 부풀었고 그만큼 달러/원 환율에
대한 하락 압력도 강해졌다.
달러/위안 환율의 경우, 어제 서울장 마감 무렵 6.97위안(CNH기준) 수준에서 거래되던 것이 현재는 6.88위안대
까지 레벨을 낮춘 상태다.
강렬한 시장의 위험선호 분위기속에 이날 국내 증시는 3.5%나 올랐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위안도 그렇고 달러/원 시장에서도 쌓였던 달러 롱 포지션이 대거 정리된
것 같다"면서 "장 중 역외 매도가 많았던 걸 보면 역외쪽에서도 롱 포지션들이 꽤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 "주말 뉴욕 증시와 달러/위안 환율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차트상으로도 이제 아래로
꺾이는 그림이라 달러 매도쪽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환율은 장 중 1120.2원까지 떨어지면서 1120원도 돌파할 기세였다. 전일비 낙폭도 20원에 육박했다.
그러자 외환당국이 달러 매수 개입에 나선 것으로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추정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장 후반 1120원 근처에서 몇 몇 은행들을 통해 매수 개입 물량이 나온 것 같은데
워낙 매도세가 거셌기 때문에 1120원을 방어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한편, 장 마감 이후 환율은 역외 거래에서 낙폭을 더 늘려 1117원(역외환율 기준) 수준으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