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형태에 머물렀던 순금 시장이 예술적 감성과 만났다. 삼성금거래소가 현대미술과의 협업을 통해 단순한 재테크 수단을 넘어 문화적 감성을 자극하는 프리미엄 골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사회적 가치를 담은 ‘예술 입은 금’의 등장이 향후 귀금속 시장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금거래소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발달장애를 지닌 회화작가 김지우씨와 협업한 ‘아트 컬렉션’ 골드바 4종을 출시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미국 현대미술의 거장 잭슨 폴록의 작품을 음각으로 새긴 아트코인 2종을 판매하며 아트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오는 7월 12일까지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내 노원아트뮤지엄에서 열리는 ‘뉴욕의 거장들’ 전시와 연계된 한정판이다.
전시 기간에 맞춰 전시관 내 굿즈샵에서 판매되는 해당 제품은 폴록의 대표적 드리핑 회화 일부를 0.1g 및 0.2g 순금 코인에 섬세하게 음각으로 구현했다. 각각 3만9000원, 6만5000원으로 책정된 가격에는 작품 사용에 따른 로열티가 포함돼 있다. 단순 투자보다는 예술품을 소장한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소비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28일까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이어지며 해당 기간 동안에만 제품 구매가 가능하다. 한정판 굿즈 특유의 희소성과 함께 미술품을 소장하는 감각적 만족감이 더해져 선물용 수요뿐 아니라 개인 수집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금거래소는 앞서 김지우 작가와 함께한 ‘아트 컬렉션’을 통해 순금 시장에서 예술의 접목 가능성을 시험한 바 있다. 김 작가는 자화상과 인물화를 주제로 한 작품에서 밝은 색감과 붉은 계열의 독창적 표현으로 주목받는 작가다.
이를 활용해 제작된 ‘꽃’과 ‘풍선’을 모티브로 한 1g 순금 골드바 4종은 기존 정형화된 골드바 디자인의 틀을 깨고 미학적 가치를 담아냈다.
이 상품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단순 상품 개발을 넘어 발달장애를 지닌 예술인에 대한 실질적 지원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동반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판매 실적은 전통 골드바에 비해 다소 미진하지만 소비자 만족도는 월등히 높다는 것이 삼성금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이희연 삼성금거래소 디자인 파트장은 “예술작품과 연계한 순금 제품은 디자인과 스토리텔링만으로도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향후 다양한 국내외 작가와의 협업을 확대해 소비자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제품군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시회와 연계한 굿즈 상품도 하나의 유력한 유통 채널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전쟁기념관 등 타 박물관과도 굿즈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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