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8일 9개월 최고치에서 마감했다.
전일비 2.9원 오른 1141.0원에 개장한 환율은 6.9원 오른 1145.0원에 거래를 마쳐 작년 10월 16일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됨에 따라 코로나 4차 유행 가능성이 고조되고 이와 함께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위험회피 분위기가 짙게 형성됐다.
간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 2월 최저치인 1.296%까지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달러지수는
3개월 최고치로 올랐다. 이에 상품통화를 비롯한 위험통화는 약세압력을 키웠다.
시장참가자들이 주목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6월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논의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
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제시되지 않아 시장이 추가로 반영할 측면은 제한됐다.
하지만 이날 달러/원은 장중 1146원까지 속등해 이전 고점을 훌쩍 넘어 작년 11월 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진했다.
국내 일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1275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시사했다.
전날부터 공격적으로 달러를 매수했던 역외 투자자들이 간밤 역외거래에 이어 오늘도 달러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환율은
연고점을 단번에 갈아치웠다.
이후 환율 급등 경계감과 일부 네고 물량에 환율의 추가 상승은 제한됐지만, 되돌림 폭도 크지 않았다.
A 은행 외환딜러는 "코로나 급증과 함께 그간 쌓인 숏 포지션 정리에 따른 영향이 환율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B 은행 외환딜러는 "역외 매수가 강하게 들어왔는데 숏 커버 이후 본격적으로 롱으로 돌아설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C 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며칠 매수 우위 수급 여파와 유로 지표 부진과 이에 따른 유로 약세, 국내외 코로나 확산에 따
른 리스크 오프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며 환율이 올랐다"면서 "기다리는 네고는 있지만 이들의 눈높이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변수가 부상하면서 시장 전망과 방향이 꼬여버렸다"면서 "달러/원은 1160원대도 가능하겠지
만, 단숨에 오를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환율은 상향 조정된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0.99% 하락했고, 외인들은 5천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한편 중국 국무원의 은행 지준율 인하 시사에 이날 달러/위안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