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이틀째 오르면서 종가 기준으로 12거래일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의 강세와 신흥국 통화 불안이라는 재료에 상승 압력을 받으며 전일비 6.6원 오른
1121.5원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달 20일(당시 종가 1123.1원) 이후 종가 기준으로 약 2주만의 최고치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3.1원 높은 1118원에 개장한 뒤 장 초반 1110원대 후반 레벨에서 움직였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밤사이 달러화의 강세가 추가로 진행되면서 이날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는 원동력이 됐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우려가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하면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간밤에도 일부 신흥국
통화들의 불안속에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달러/원 환율은 장 중 수급에 영향을 받으면서 부침을 겪기도 했다. 오전 중 수출 업체 네고 물량 등이
공급되면서 환율을 아래로 밀어냈다. 환율은 전일 종가(1114.9원)을 지나 1113.6원까지 반락했다.
하지만 이내 전일 대비 상승 국면으로 재진입했고 오후 거래 들어서는 상승폭을 확대해 1120원대로 올라섰다.
남미와 아시아 지역 신흥국 통화들의 불안 이슈가 달러/원 환율의 상승을 부추겼다. 국내 증시가 1% 하락한
것을 비롯해 이날 아시아 증시가 대부분 약세를 보이는 등 위험회피 분위기도 확대됐다.
밤사이 터키 리라와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아시아 지역에서도 달러 대비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인도 루피와 인도네시아 루피아를 중심으로 지역 통화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6.86위안선으로 상승했다.
한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오전 중 환율이 빠지는 과정에서 큰 물량이 등장한 것 같지는 않다. 시장이
워낙 얇았던 상황이라 순간적으로 낙폭이 컸던 것 같다"면서 "기본적으로 달러가 강세인 데다 오후들어 아시아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면서 상승 압력이 거세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