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은 나흘 연속 올라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1160원대서 마감했다.
전일비 2.4원 내린 1154.0원에 개장한 환율은 12일 4.8원 상승한 1161.2원에 장을 마쳐 작년 10월 5일 이후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CPI) 결과에 달러 강세 모멘텀은 한풀 꺾였다.
7월 C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해 6월 0.9%보다 상승률이 낮아졌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전달과 같은 5.4% 상승을 기록했다. 근원
CPI는 6월 0.9%보다 낮아진 0.3% 상승에 그쳤고, 전년비로는 6월 4.5%에서 7월 4.3%로 둔화됐다.
미국 물가 급등 우려는 일단 진정됐지만, 그럼에도 이날 달러/원 상승압력은 대거 확대됐다.
개장가를 저점으로 환율은 줄곧 오름세를 탔다. 전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1.6조원을 팔아치운 외인들은 이날 개장 직후부터 거
센 매도 공세를 퍼부어 약 1.9조원에 달하는 매물을 쏟아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속 일부 외국계 기관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1.91%, SK하이닉스는 4.74% 각각 급락했다. 외인들의 반도체 주식 투매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달러/원 상승을 직접 견
인했고, 이에 환율은 연고점을 갈아치우면서 상승 변동성을 키웠다.
네고 매물이 일부 소화됐고, 최근 환율 급등에 대한 경계감도 형성됐지만 수급발 환율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A은행 외환딜러는 "외인들이 주식을 이렇게 팔면 방법이 없다. 이에 더해 미국 주식시장까지 조정 받는다면 환율은 한번 더 위로
갈수 있다"고 말했다.
B은행 외환딜러는 "오늘 여러 커스터디 네임들이 너도나도 할것 없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외인들의 반도체 패닉 셀에 따
른 수급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시장을 경계할 수 밖에 없다"면서 "환율이 1180원대로 당장 급하게 오를 상황은 아니라고 보지만, 외
인 수급에 달려있어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