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은 20일 일본은행(BOJ) 정책회의 결과에 하락 변동성을 대거 키우다가 종가 기준으로 6개월 만의 최저치로 미끄러졌다.
전일비 1.6원 높은 1304.5원에 개장한 환율은 13.3원 밀린 1289.6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 6월 28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 속에 미국 주택시장 지표 부진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를 반영해 이날 달러/원은 소폭 상
승 출발했지만, 최근 강달러 모멘텀 둔화 영향에 이날 오전 환율은 주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중국이 4개월째 대출우대금리를 동결했지만, 이에 따른 시장 반응은 제한됐다. 하지만, 이후 일본은행(BOJ) 정책회의 결과 직후 달러/
엔이 4개월 만의 최저치로 수직 하강하자 달러/원도 고점 대비 20원 추락해 1285원 선까지 미끄러졌다.
BOJ는 단기금리 목표치를 -0.1%, 10년물 국채 수익률 목표치를 0% 부근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월간 국채 매입 규모를
7조3000억엔에서 9조엔으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10년 국채 금리 변동 허용폭을 기존 ±0.25%에서 ±0.5%로 확대하며 수
익률 곡선 제어 정책(YCC) 정책 변화를 시사했다. 당초 구로다 총재 임기 종료인 내년 4월경 BOJ 정책 변화 가능성을 예상한 시장은
오늘 이러한 결정에 변동성을 대거 키웠다.
달러/엔이 133엔대에서 급락이 진정되자 달러/원은 오후 들어 1290원대 중반대로 올라 횡보했다. 하지만 대기 매물도 소화되고 역외
달러/위안도 눌리자 달러/원 환율은 재차 낙폭을 키우며 마감했다.
한 은행 외환 딜러는 "달러/엔 하락으로 달러지수도 빠지면서 달러/원도 영향을 받았지만 최근 수급상 네고 등 대기 매물 등에 오퍼
우위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OJ 회의 결과 국내외 금리가 상승한 영향은 살펴봐야할 듯하지만 원화는 달러 약
세와 자체적인 수급 이슈 등에 강세 시도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전규연 하나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BOJ 스탠스 변화는 가파른 약세를 시현하던 엔화 강세 전환을 유도할 것이며, 2023년 달러의 약
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달러-원 환율은 캐리 자금의 급격한 청산으로 인한 원화 약세 가능성보다는 엔
화 강세, 달러 약세 기조에 연동하며 달러-원 환율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밝혔다.
코스피는 0.80% 하락한 2333.29에 마감해 지난 11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