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은 15일 달러 강세 여건과 배당금 역송금 수급 등에 3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미국 통화 긴축 속도와 강도가 상대적으로 부각된 데 따라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달러 강세가 확산되자 달러/원 환율은 이날 1230
원 선으로 갭 업 출발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8%대로 반등했고, 달러지수는 100선을 회복해 2년 만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진했다. 전날보다 5.8원
높은 1230.5원에 개장한 환율은 1230원을 중심으로 등락하기를 반복하다 4.9원 오른 1229.6원에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
로는 4.5원 올라 2주 연속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3분기 중 채권 매입을 종료하기
로 했다. 하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금리 인상이 언제 시작될지 분명한 일정표는 없다면서 부양책 종료부터 수주 혹은
수개월 후가 될 수 있다고 밝혀 연준 긴축 가속 행보와는 다른 정책 시그널을 보냈다. 이에 유로 가치는 달러 대비 2년 만의 최저
치로 떨어졌다. 아울러 달러/엔은 상승세를 재개함에 따라 20년 최고치로 속등하는 등 강달러 모멘텀은 강화됐다.
달러/원 환율은 1230원대에서 중공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물에 달러/원 상단이 막혔다. 이날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은 약
1.8조원 규모의 선박 수주 계약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외국인 주식 투자자에 대한 배당 지급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환율을 다시 끌어올리면서 환율은 낙폭을 줄였다. 다만 1230원대에서 환율 상승 시도는 막혔다.
며칠 전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환율 관련 발언 여파가 지속된 가운데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물가 안정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
해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과 긴급 간담회를 가지면서 이래저래 당국 개입 경계감은 커졌다. 일각에서는 달러/원 1230원
대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추정하기도 했다.
오후 후반 환율은 1231원에서 1228원 선으로 속락하다 장 마감 직전 소폭 반등해 1230원 턱밑에서 마감했다.
한 은행 외환 딜러는 "배당 역송금 수요에 환율이 올라갔지만 당국 경계감이 크게 반영됐다. 당분간 당국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대
외 여건이 만만치 않고, 달러/원 상승 테마는 여전히 살아 있어 환율 상승세가 쉽게 꺾이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은행 외환 딜러는 "당국 변수 때문에 1230원대에서 롱으로 대응하기는 불편하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코스피는 0.76% 하락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320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8거래일째 매도 우위 흐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순매도는 3
조원에 다다랐다.
세계 주요국 금융시장은 15일 성 금요일 연휴로 휴장한다.